- 자상한 그
칠레에 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온 남자들을 보며 "와, 여기 남자들은 정말 자상한가보다"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보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 손에 전화기를 들고 "치즈가 뭐뭐뭐 있고 뭐는 얼마고 뭐는 얼마인데 뭘로 살까? 빵은? .." 등등을 볼 수 있다. 저럴 거면 그냥 마누라더러 장을 보라고 하지 뭐하는거야? 했는데 알고보니 칠레는 가계부관리를 남자가 한다고 한다.
어느 친구가 자기 남편은 그냥 백지수표를 주고 (칠레는 미국식 수표가 통용된다) 알아서 쓰라고 한다고 너무 자상한 남편이라고, 도우미아줌마 월급도 자기더러 주라고 한다고 자랑을 하길래 "가계부 관리를 왜 남편이 해?"하니, "그 사람 번 돈이잖아"한다.
내가 장을 보러 가는게 나을까, 하나하나 살 때마다 허락을 받고 돈을 타던지 아니면 집에서 이걸 살까 저걸 살까 물어보는 전화를 받는게 나을까?
모임에 갔는데 집주인 친구가 "이 요리는 우리 남편이 특별히 자기가 돈을 내고 산 닭고기로 한 요리야"라고 했다. 고마운지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왜 특별한지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된다.
이웃집 남자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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