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산티아고 한인촌에 대한 발표를 했다.
한인촌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했을 때 그닥 반갑지는 않았던게 솔직한 마음이다. 중남미학자들의 한인이민연구를 대할 때마다 찝찝했던 기억 때문일게다. 어디 사는 한국사람들은 이러고 살더라 이외에는 대부분 별다른 결론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학자는 한인들의 폐쇄성을 지적해서 그럼 현지인들은 한국인들과 어울릴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내 질문을 아예 묵살한 적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의 발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한인촌 소개였다. 이들이 칠레 온 이유는 한국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자녀교육문제라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몇발짝을 더 뛰어 한인촌 한국사람들과 칠레인들을 비교까지 했다. 한국사람들끼리 모여 사는게 단합정신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발표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왜 한국사람들끼리 모여살까?" 한 학생이 답했다. "칠레사람들이 끼어주지도 않잖아요." "정말 자녀들 교육문제로 칠레에 왔을까?" 다른 학생이 답했다. "자녀들 교육을 위해 왜 칠레로 와요?"
다른 나라에 살면서 가끔은 동물원 원숭이처럼 구경을 당하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식으로 나를, 우리를 바라볼까, 내가 역으로 구경해 보는 것으로 가끔은 나름의 치유책을 삼는다.
그들의 도전 17
그들의 도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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