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살이 149
칠레에서 친구가 왔다. 여름 휴가철이라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는 중이었다. 그녀가 베를린에 와 있는 기간 동안의 내 스케쥴을 미리 알려줬다. 어디 가고 싶으면 미리 계획을 짜자고 하니 괜찮다고 했다.
드디어 그녀가 베를린에 왔다. 박물관에서 오후 4시에 만나기로 했다. 박물관에 거의 도착할 무렵 그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좀 늦을 것 같아. 4시 반 쯤 갈게." 그리고 그녀는 5시에 왔다. 어차피 여행 중인데 급할게 뭐 있겠나 생각했을터.
다음날, 오후에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하니 저녁에 베를린필하모니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한다. 저녁 6시 반에 보자고 한다. 미리 표를 사야할텐데.. 하니 괜찮다고 한다. 자기가 봐둔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있는데 그리 유명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아무래도 마음이 안놓여 내가 6시 전에 가겠노라 메시지를 보냈다. 자기는 지금 쇼핑 중인데 6시 쯤 매표소에서 보자고 한다. 5시 50분에 도착해 매표소에 믈어보니 피아니스트 공연은 없다고 한다. 대신 저녁 7시에 매인홀에서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공연이, 그리고 8시에 소극장에서 다른 공연이 있다고 한다. 베를린필 공연의 가장 싼 좌석이 몇 개 남았다고 한다. 아니!!! 얼른 표를 샀다. 설마 그 전에야 오겠지....
그녀는 6시 35분에 나타났다. "여기는 독일이야, 칠레가 아니라구." "뭐가 급해. 원래 6시 반에 보기로 한거였잖아." 그녀는 툴툴거렸다. "피아노 공연 없대" "그래? 내가 잘못 알았나" "그럼 왜 저녁에 여기 오자고 한거야?" "뭐 구경이나 하려고." 그녀는 오히려 나를 원망했다.
배를린필 표를 보여주자 그녀의 표정이 바뀌었다. "네가 6시 46분까지 안오면 그냥 나 혼자 들어가서 보랴고 했어." "Wonjung!! 너를 사랑해."
공연이 끝나고 그녀가 말했다. "거봐, 뭐 꼭 계획을 짜야 좋은 건 아니잖아?" "공연 못봐도 상관 없다더니?" "베를린 필하모니였잖아!"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04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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