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딸을 칠레에 보내 스페인어 연수를 시키고 싶은데 좀 데리고 있으면 안되겠냐는 전화였다. 실은 그 언니를 본 건 대학원 시절이 마지막이었으니, 참으로 까마득했다. 언니의 딸은 본 적도 없었다. 전에 조카애를 두어달 데리고 있던 적은 있지만, 선배 언니의 딸을 몇 달씩 데리고 있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학기 중에 거의 정신나간 사람처럼 사는 꼴을 보이기도 미안했고, 잘 챙겨줄 수도 없는데 공연히 맡았다가 서로 불편해질 것 같았다.
"언니 죄송해요. 제가 지금 누구 데리고 있을 형편이 아니에요" "얘, 들리는 얘기가 너희 집 방 2개라며. 근데 왜 못데리고 있어?" "아.. 그게요.. 방 하나는 서재고.. 온통 책이고.. 어쩌고 저쩌고..." "아니 같은 여자들끼린데 그냥 끼고 데리고 있으면 되잖아. 얘, 너 혹시 남자랑 같이 사니? 그런가보구나."
아.. 왜 모든 일은 꼭 이렇게 해석이 되어야 하는가.
이웃집 남자 31
이웃집 남자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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