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22, 2012

못난이의 도전 36

F는 EU 장학금을 받고 칠레 주재 UN 사무실에 연수를 나온 친구다.
장학금을 받고 국제 기구에 나온 유럽인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칠레정착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칠레 사람들은 왜 말을 돌려서 해? 내가 잘한건 칭찬 안해주고 내가 실수한건 너무 과장해서 칭찬을 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자)애가 나한테 별별 속얘기를 다하는데 나는 어디까지 내 얘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어. 칠레 남자들은 왜 이러고 저러고......" doble sentido라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하는 칠레사람들의 말투, 진지한 일과 아닌 것을 구별하는 방법, 별별 얘기 다 하는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 습성... 등이 그녀를 속상하게 하는 모양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마. 그냥 너 할 일이나 하면서 단순하게 살아. 별 얘기 다 하면 그냥 듣고 네 얘기는 대충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되잖아" "그게 어떻게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야 대처를 하고 어떤 얘기는 해도 되고 어떤 얘기는 안해야 하는지, 내가 한 얘기를 어떤 얘기는 다른 사람들한테 하고 어떤 얘기는 안하는지.. blablabla" "대충 듣고 네 일이나 해" "아니 그게 어떻게 그래.."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미국)친구를 단순히 칠레에 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 맘을 알아주려니 붙들고 하소연하던 8년 전의 나처럼 그녀는 글썽글썽 눈물 맺힌 모습으로 날 붙들고 하소연을 하고 있었고,  나는 뭘 그런 걸로 고민을 하냐고,  쉽게 생각하라고, 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고, 8년전의 (미국)친구와 똑같은 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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