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는 EU 장학금을 받고 칠레 주재 UN 사무실에 연수를 나온 친구다.
장학금을 받고 국제 기구에 나온 유럽인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칠레정착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칠레 사람들은 왜 말을 돌려서 해? 내가 잘한건 칭찬 안해주고 내가 실수한건 너무 과장해서 칭찬을 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자)애가 나한테 별별 속얘기를 다하는데 나는 어디까지 내 얘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어. 칠레 남자들은 왜 이러고 저러고......" doble sentido라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하는 칠레사람들의 말투, 진지한 일과 아닌 것을 구별하는 방법, 별별 얘기 다 하는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 습성... 등이 그녀를 속상하게 하는 모양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마. 그냥 너 할 일이나 하면서 단순하게 살아. 별 얘기 다 하면 그냥 듣고 네 얘기는 대충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되잖아" "그게 어떻게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야 대처를 하고 어떤 얘기는 해도 되고 어떤 얘기는 안해야 하는지, 내가 한 얘기를 어떤 얘기는 다른 사람들한테 하고 어떤 얘기는 안하는지.. blablabla" "대충 듣고 네 일이나 해" "아니 그게 어떻게 그래.."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미국)친구를 단순히 칠레에 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 맘을 알아주려니 붙들고 하소연하던 8년 전의 나처럼 그녀는 글썽글썽 눈물 맺힌 모습으로 날 붙들고 하소연을 하고 있었고, 나는 뭘 그런 걸로 고민을 하냐고, 쉽게 생각하라고, 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고, 8년전의 (미국)친구와 똑같은 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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