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뭐길래... 1
2020년 초반... 난데없이 중국에서 우한폐렴이라는 희안한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같이 필라테스에 다니는 (칠레)친구가 내가 2월에 한국에 간다고 하니 농담반 진담반 말했다. "너 한국에 다녀와서 바로 운동하러 올거야? 4월에 올 생각은 없어?"
2월에 한국에 있는 동안 슬금슬금 한국에도 우한폐렴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한폐렴 대신 코로나바이러스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여름 방학 한국 일정 후에 바로 하와이 일정이 있어 한국에 더 머물고 바로 하와이로 갈까 싶었지만, 가지고 가는 짐이며 티켓 문제며 복잡해 몸이 피곤한 길을 택했다. 2월 20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32명이라는 기사를 보고 비행기를 탔다. 한국에서 뉴욕 14시간, 뉴욕 경유시간 10시간, 뉴욕에서 산티아고 10시간, 거의 이틀 간의 여정 후 칠레에 와 보니 확진자가 백 단위를 넘어 있었다.
2월 24일, 하와이로 향했다. 트렁크가 고장이 나 애를 먹고 있는데 마침 아파트 기술자 아저씨가 있어서 고쳐주었다. "한국에서 오실 때 검사 받으셨어요?" "무슨 검사요?" "아시아에서 오는 사람들은 다 검사하는거 아니에요?" "아무 검사 안하던데요?" 트렁크를 고치던 아저씨가 갑자기 살짝 몇걸음을 물러섰다.
그리고 3월 1일 다시 칠레. 칠레세관에서 어디 다녀오는 길이라고 물었다. 하와이-달라스-산티아고라고 하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입국심사줄에서는 사람이 체온계를 들고 이민국 줄에 서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체온을 재고 있었다. 심사줄을 나와보니 그동안 중국, 한국, 이탈리아를 방문한 사람들은 무슨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하니, 그동안 여름 휴가를 다녀와 내가 칠레에 왔다가 하와이에 간 것을 모르는 어느 경비아저씨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한국은 어때요? 코로나바이러스는 괜찮은 거에요?" "저 지금 하와이에서 오는 길인데요." 아저씨는 영 믿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가가 말을 하면 아저씨는 한걸음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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