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가 조만간 칠레를 떠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지면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내가 과연 몇 살까지 편도 30시간, 왕복 60시간이나 되는, 오며가며 사흘 거리 여행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거다. 그나마 2월 여름방학에 갈 때에는 중간경유지에서 하루 쉬는 경우도 있다지만 학기 중에 학회가 있어 급하게 사나흘만 다녀올 때에는 어김없이 몸살이 나기 마련이다.
긍정마인드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탄산수만 돌리던 칠레항공이 요즘엔 물을 많이 준다. 미국 엘에이 공항은 얼마 전 말끔하게 수리를 했다. 한 미국항공사는 중남미-한국 노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개발 중이다. 우연히 호주를 경유해보니 미국과 달리 세관통과를 안해도 되고 짐을 찾아 다시 부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날이 비싸지는 항공료는 어쩔 것인가? 더 열심히 벌어야 한다. 그러나 열심히 벌어야 뻔한 교수 월급인데? 그렇다면 부지런히 연구비를 따야 한다. 학회 초청이 오면 밤새 페이퍼를 써서라도 가야한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건강. 누구 말이 등에 근육이 좀 있어야 장시간여행을 견딘다나.
어쨌든 나도, 항공사 서비스도, 공항도, 나날이 더 나아지겠거니 한다.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다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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