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여름방학 중 바라 본 한국 겨울 단상 2
다들 살기가 바빠 정작 한국에 살면서도 자주 못보는 친구들이 내가 한국에 가면 그 핑계로 모이곤 한다. 대학시절 연합서클 친구들을 못 만나고 올 것 같아 칠레로 돌아가기 전에 목소리나 듣자고 전화를 했더니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화를 냈다. 시간을 맞춰보다 우리는 통화한 바로 그 날, 일요일 밤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연락 안 된 친구들에게까지 연락을 돌리니 몇몇이 모였다. 거의 10년 만에 본 친구도 있었다. 오랫만에 만났어도 우리 얘기는 엊그제 본 듯 끝이 없었다. (우리 기준으로) 불과 몇 년 전 연애와 결혼 얘기를 하던 우리는 이제 아이들 입시와 진로, 그리고 며느리/사위 볼 얘기를 했다. 정수리에 솟은 한가닥 흰머리도 아까운 우리, "얘, 그것마저도 소중한 거야. 우리 남편은 자꾸 머리가 벗겨져서 흰머리라도 나는게 소원이래." "넌 눈은 괜찮니?" "폐경은 안왔니? 난 작년에 오십견이 일찍 와서 고생했어." "난 재작년에 유방암 수술 받았잖아."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제일이야." ........
결혼을 한 친구, 안 한 친구, 다녀온(?) 친구... 서로의 모습은 달라도, 멀리 살아도, 우리는 함께 나이를 들어가고 몇 년만에 만나도 여전히 반가웠다. 한 친구가 말했다. "평균수명이 아흔을 넘는 세상이야. 우리 이렇게 50년을 더 만날거야."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86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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