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 Dallas - Santiago 여정 2 (그들의 도전 392 에서 계속)
Dallas에 착륙이 어려워지자 미국 어딘가를 빙빙 돌던 비행기는 연료가 떨어져 Abilene이라는 Texas의 작은 도시에 임시착륙했다. 연료가 떨어져 하늘에서 죽지 않아 다행이구나 하면서도 과연 산티아고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는 있을까 안달이 났다. 마침 내 옆에 앉아 있던 미국남이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15년 동안 한-칠레를 오가며, 학회에 참석하러 수없이 외국을 오가며 한번도 비행기 옆자리에 멋진 남자가 앉는 행운은 내 차지가 아니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 미국남은 인상착의마저 험악했다. 험악한 인상으로 묻기에 나도 퉁명스레 산티아고에 간다고 했다. 연결편이 몇 시냐길래, 여차저차한데 연결편을 제 시간에 탈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고, 혹시 연결편을 놓치면 항공사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주절주절했다. 미국남이 항공사에 전화를 해보라고 했다. 나는 미국에 거주하지 않아서 미국전화가 없다고 하니, 이 험악하게 생긴 미국남이 갑자기 항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내 항공권을 보여주니 이거저거 알아서 물어봐준다. 미국남의 인상이 험악하고 말고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남이 항공사에서 산티아고 연결편 시간도 늦춰졌고, 달라스 공항의 터미널과 게이트번호는 몇번이고 만일의 경우에는 어디어디로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나더러 칠레에서 뭘 하냐길래 명함을 건냈다. 칠레에 오면 연락하라고.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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