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 잠시 온 한국학생들이
연구실로 와인을 한 병 들고 찾아왔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아니고 학생들에게 선물 받는 문화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한 탓인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서 우리집에서 간단하게 밥을 해주었다. 역시나, 아이들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그런데, '지친 우리에게 맛난 떡볶이를 해주신 교수님 때문에 행복한 저녁을 보내고..."를 보고 든 생각.
"때문에"? 이럴 땐 "덕분에" 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가나다'를 찾아봤더니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질의/응답이 나온다.
'덕분에'라는 말은 긍정적인 경우에 사용하고, '때문에'라는 말은 부정적인 경우에 사용하는 말인가요? '덕분'의 사용과 '때문, 탓'의 사용을 알고 싶습니다. 언제 사용하는 건가요? 차이가 있나요?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의미하는 말이므로, 자연히 긍정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문장에 '덕분에'를 쓰게 됩니다. <보기> 선생님 덕분에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덕분에 좋은 구경했습니다./제가 잘된 것은 모두 형님 덕분입니다./그동안 걱정해 준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한편,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의미하는 말인데, 용례를 살펴보면, 부정적 맥락과 긍정적 맥락에서 모두 쓰입니다. <보기> 그는 빚 때문에 고생을 했다./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일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내가 기쁜 것은 네가 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탓'은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을 의미하는 말이므로, 부정적 맥락에서 쓰입니다. <보기> 이번 사고는 순전히 내 탓이다./그는 급한 성격 탓에 나와 충돌이 잦다./어제 실수는 술이 과한 탓이네./안되면 조상 탓만 한다.
누가 선생 아니랄까봐... '덕분에' 라고 댓글은 안달았으니 다행인건가...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82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80
1 comment:
다른 곳에 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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