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친구 O는 스무 살에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키우는 중년의 싱글맘이다.
우리는 미주알 고주알 이러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한동안 그녀가 말수가 줄고 얼굴이 피어 오르는게 보였다. 한참 후에야 고백했다. 요새 누굴 좋아하고 있다고.
그런데 그녀의 남친은 그녀보다 무려 스무살 가까이 어렸다. 무어라 해줄 말이 없었다. "너 제 정신이야?"라고 말하기에는 그녀는 너무나 진실했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나는 문득, 내게 만일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난 친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남친과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 그동안 엄마 남친을 몇몇 봐 왔지만, 이 사람을 아빠라고 부를 자신은 없어요."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어린 남친과 헤어졌고 한동안 많이 힘들어했다.
남의 인생을 놓고 무어라 말할 자격이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이제는 그런 일에 별 관심이 없다는 힘없는 요즘의 그녀를 보니 차라리 그때 그 녀석이랑 헤어지지 말라고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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