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14, 2019

못난이의 도전 305

요즘 칠레의 홍보전화를
비롯한 서비스 직종에 중미이민자들이 늘었다. 각종 광고전화도 중미억양이 많다. TV가 안 나와 인터넷회사에 전화를 했다. 역시나 중미억양이다. 낯설다. 억양 때문에 잘 못알아듣는건지 내 스페인어가 딸려서 못알아듣는건지 모르겠다.

그녀:  “디복스”에 있는 버튼을 누르세요.
나: “디복스”요? 인터넷연결박스랑 리모트콘트롤은 있어요.
그녀: 인터넷연결박스가 디복스에요.
나: 박스에는 버튼이 없는데요?
그녀: 그럼 리모트컨트롤에 있는 /// 버튼을 누르세요.
나: 그런 버튼 없는데요?
그녀: 그럼 무슨 버튼이 있나요?
나: ///, ///, ..... 위에 버튼이 네 개가 있군요.
그녀: 아, 그럼 첫번째 버튼을 누르세요.
나: 눌렀어요.
그녀: 그럼 전원버튼을 누르세요.
나: 눌렀어요.
그녀: 이제 티비가 켜지나요?
나: 아니요.
그녀: 자, 그럼 /// 버튼을 8초간 누르세요. 그리고 전원버튼을 누르세요. 들어오죠?
나: 아니요.
그녀: 그럼 리모트콘트롤의 건전지를 바꾸세요.
나: 바꿨어요.
(이 과정을 몇 번을 반복)
나: 그냥 기술자를 보내주시는게 낫지 않겠어요?
(앞의 과정을 몇 번을 더 반복한 후에야 기술자 예약. 그리고 몇 시간 후 역시나 중미억양의 전화, 그리고 같은 과정을 또 몇 번을 반복)
나: 아까도 그렇게 했어요. 그것도 아주 여러번....
그녀 2: 그럼 리모트콘트롤의 건전지를 바꾸세요.
나: 이보세요. 아까 이미 새 건전지로 바꿨는데 또 바꿔야 하나요? 기술자가 오기로 했는데 그냥 기술자가 해결해주면 안되나요?

다음날 기술자가 왔고, 문제는 연결선이 오래 되어 교체할 때가 되었다는게 고장 이유였다. 그런데 나는 왜 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일이 다 중미억양 탓이라고 느끼는가.

못난이의 도전 306
못난이의 도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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