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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4, 2013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다 43

2011년, 학교에서 단체메일로 일종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학교 구석구석의 모습을 찍는 중이라 언제 여러분의 수업시간에 찾아갈지 모르니 협조 바랍니다 등등의 내용이었다. 대충 읽고 넘겼는데 정말 어느날 수업시간 사진기사가 들이닥쳤다.      조명기구에 삼발이에 장비까지 들고서....

그리고 며칠 후 학교 홈페이지에 내 사진, 며칠 후에는 우리 학생들의 사진이 올라갔다. 그리고 또 며칠 후에는 내 사진이 학교 개교 123주년 기념 홍보 기사와 함께 El Mercurio에 실렸다. 졸지에 학교의 세계화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다. 아.. 이건 뭐지...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국민학교 때 나더러 크면 꼭 아나운서가 되라고 해주시던 담임선생님, 나를 모델로 학교사진 찍어주신 다른 선생님 등등 이후로 이런 사진 찍힌게 참으로 오랫만이니 가문의 영광이지 뭐 (이후 키도 작고 살 빼기도 귀찮아 아나운서는 아예 꿈도 안꿨고). 동양인이 아직도 멀고 낯선 칠레에서, 까짓거, 중국사람도 일본사람도 아닌 한국사람이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자기들이 내세워줬으니 영광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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