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121: Photo. 2010년 2월 27일 새벽 3시 30분 칠레 8.8도 지진 후. 거울이 히터에 닿아 깨지고 히터가 터져 물이 새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전날 저녁 초대에서 새벽 두 시 경 집에 돌아와 있던 것에 감사했다. 칠레는, 그리고 칠레사람들은, 최소한 지진에는 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오늘 어느 분께 칠레에서 17년을 살며 작년 10월 시위부터 코로나로 집콕 130일을 견디며 느꼈던 공포가 너무 끔찍해서 칠레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니, 내가 80년대에 데모를 안해봐서 그런 거라고 하셨다. 지진으로 춤추는 13층 아파트에서도 견뎌낸 내가 한국에 오기 전까지 느꼈던 공포를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모든 일의 원인은 "나이" 때문인데, 온몸으로 감지한 위험이 그렇게 취급되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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