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Sunday, June 7, 2020

못난이의 도전 348

토요일 (5월 16일) 아침
9시에 zoom meeting이 있어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실은 더 일찍 눈이 떠졌는데,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다. 커피를 만드는데 어디선가 톡톡 소리가 들린다. 내가 창문을 열어 놓고 잤나? 블라인드 끈이 꼬였나? 중얼거리며 공부방에 들어가니 머리 위로 물방울이 떨어진다. 바닥에는 이미 물이 흥건하다. 생전 쓸 일 없던 비치타올을 바닥에 깔고 경비실에 연락을 했다. 방울방울 떨어지던 물방울은 몇 분 사이에 가랑비가 되어 내린다. 경비 아저씨들이 윗집 수도꼭지를 잠근 후에도 꽤나 오랫동안 물이 떨어졌다. 아파트 관리인 왈, 다 마를 때까지는 특별히 할 수 있는게 없단다.

젖은 바닥을 피해 경비아저씨와 함께 책상을 창가 쪽으로 조금 밀었다. 의자도 할 수 없이 반대 방향으로 옮겼다. 격리를 핑계로 윗집은 수리 중이던 기술자가 잠깐 다녀간 것 말고는 아무 연락도 없고, 나는 마루 바닥이 들뜨나 안뜨나 보며 윗집에서 천장에 페인트 칠을 해줄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런데 바뀐 자리에서 며칠 일을 해보니, 다른 방향에 앉아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끔은 익숙한 것을 벗어날 필요가 있는 모양이다.




못난이의 도전 349
못난이의 도전 347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