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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8, 2018

못난이의 도전 277

마드리드 나들이 1

20여년만의
마드리드 나들이. 예전에는 박사학위논문자료를 수집하러 갔고, 이번엔 일을 하러 간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갔고, 이번에는 칠레에서 간다.

대학측에서 항공권을 보내줬다. 중남미항공사 중 가장 믿을만한 곳 중 하나인 A항공사 항공권이다. 산티아고-보고타-마드리드. 보고타에서 10시간. 보고타에서 사셨던 분께 물어 이 참에 보고타시내구경이나 하자고 계획도 짰다.

여행 전날 체크인을 하려고 보니 아침 6시 53분에 (1단위로 떨어지는 비행기 시간이라...) 떠나기로 되어 있는 비행기가 9시에 떠날 에정이라고 나온다. 혹시 몰라 그냥 집에서 3시 반에 나갔다. 가기 전까지 학기말 업무를 다 마치느라 잠도 거의 못잤다. 공항에 도착하니 어느새 줄이 길다. 비행시간이 바뀐걸 모르는 승객들도 많다. 체크인에만 한 시간이 걸렸다.  창구직원이 나더러 A항공사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등급이 그렇게 안될텐데요?" "무슨 소리세요. Gold 회원이세요."

라운지 찾아가는 길. 분명히 12번 게이트 앞에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안보인다. 12번 게이트 근처 상점에 물었다. 저쪽으로 돌아서... 돌아서....라고 한다. 한참을 걸어가도 안보인다. 다시 12번 게이트로 왔다. 혹시나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보니 거기 라운지가 있다. "위에 아무 표지판이 없던데요." "곧 옮길거라서요."

"창구에서 저더러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다던데요." "어.. 창구지원이 헷갈렸군요." 그렇다. 나는 국내항공사마일리지 Gold, 그리고 통합마일리지 Silver 회원인데 창구직원은 나를 Gold 회원이라고 착각한거였다. 쿨한 라운지 직원, "그냥 들어가세요."

시간이 되어 게이트 앞으로 갔다. 무지하게 섹시한 어떤 여성이 게이트앞에 8시까지 들어가라고 되어 있는 걸 착학했는지 옆사람더러 "아니 8시에 출발한다고 했는데 왜 8시에 탑승을 시작해요?" 그 말을 듣던 날티나는 남자의 답. "그러게나 말이에요." 그 와중에도 노약자/어린이 탑승을 틈타 새치기를 하는 아주머니도 있다.

표를 확인하고 들어갔는데 복도에서 줄이 줄어들지를 않는다. 그 사이 꼬마아이들이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니고 몇몇 사람이 데려온 강아지, 고양이들은 박스 안에서 바스락바스락 몸부림을 치고, 막간에도 사람들은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30여분이 지났을까, 지나가는 직원을 붙들고 사람들이 화를 내며 물었다. 그러자 직원,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한다. "비행기 날개에 이상이 생겨서 지금 수리 중입니다. 약 한 시간쯤 걸릴거에요."

그래, 날개 고장이 뭐 네 잘못이겠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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