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남자 171에서 계속)
잘근잘근 씹으며 웃자고 (칠레거주 한국남) I에게 D와 K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궁금하기도 하던 차라 "해외에서 주재하는 사람들에게도 성희롱방지법이 적용되나요?"하고 물었다. 그런데 웃자고 한 소리에 대한 I의 반응은, "별 건은 없고 관련법이 있는데요.. 근데요.. 진짜 신고하시게요?"
나: "너무 심하다 싶으면 해야겠죠."
I: "물론 해외에서도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성희롱 방지법이 적용되기는 하는데요.. 그게 저.. 저기... 진짜 신고하시게요?"
나: "어디에 신고하면 되나요?"
I: "진짜로 신고하실거면 대사관에 민원접수 하시면 되는데요.. 그게 저.. 저기... 개인이 해외에서 그게. 당사자가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 거라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게 저......진짜 신고하시게요?"
(그냥 궁금해서 물었는데 도가 지나친 이 진지한 반응은 뭔가... 이게 정말 신고거리가 되는 거였군)
나: 몰지각한 아저씨들에게는 미리 주의를 좀 주는게 낫겠군요. 앞으로 해외에 나오는 여자주재원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날텐데 언젠가는 XXX와 유사한 사건이 한번 터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요즘 2, 30대 여성들은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걸요. 그런데 대사관에 가서 신고하면 이상한 여자다, 처신을 어떻게 했냐, 성격이 별나다, 뭐 이러면서 남자들끼리 적당히 봐줄 확률이 높지 않아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현지법도 적용이 되나요?"
I: "그럼요. 근데 정말 신고하시게요?"
(그의 관심은 온통 내가 신고를 하느냐 마느냐다)
나: "그럼 칠레법으로 하는게 빠르겠군요."
I: "칠레에도 그런 법이 있어요?"
나: "그럼요."
I 왈: "그럼 칠레경찰에 신고하는게 제일 빠르겠네요. 근데 진짜 하시게요? 뭐 당사자 의견이 최우선이니 알아서 하시면 되는데요... 진짜 맘 상하셨구나."
그러더니 날 위로해준답시고 개그비디오링크를 하나 보냈다. 이건 또 무슨 반응인가. 비슷하거나 더 심한 이런 경우에도 여성들은 '해결'을 위해 신고를 하면 남자들은 그저 여자들의 징징거림으로 치부하고 '위로'로 무마하고 있지는 않을까?
30대 I의 반응 하나로 대한민국 남자들 전체를 일반화하기는 내키지 않아 50대 P에게 이 얘기를 해보았다. P의 반응은 "힘내세요. 그리고 지내면서 화나고 열 받는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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