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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5, 2013

산티아고종교탐방사 9

전에 칠레에 잠시 와 있던 K는 자기가 잘 아는, 사주를
아주아주 잘 보는 아저씨가 있다면서 나더러도 한번 보라고 성화였다. 그럼 다음에 한국에 가서 시간되면 가볼테니 연락처를 달라고 하니 내 사주를 주면 자기가 물어봐준다나. 지금을 살기도 바쁜데 뭘 또 굳이 남한테 물어봐달라고까지 하나 싶어 내가 시큰둥해하자 "언니 언제 한국 가는지, 언제 남자 만나는지 등등등등 궁금하지 않아요?"하면서 나보다도 내 운명이 궁금해서 안달을 했다. 역시 칠레에 잠시 와 있던 O는 자기가 잘 아는 신통하게 귀신 들린 할머니가 있다나. 역시나 자기가 전화로 물어봐주겠다길래 시큰둥해하니,  또 같은 소리를 했다.

다들 왜 나보다 더 내 운명을 궁금해 하는고? 이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어쩌지? 언제 한국에 가는지는 (한국에 가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지금 하는 일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여기서 꿋꿋하게 안짤리고 버티기로 결심한 이후 별로 궁금해하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남자? 글쎄.. 그런 존재가 있었나? 하고 산 지 오래 되었거늘... 그냥 나는 지금을 산다.

산티아고종교탐방사 10
산티아고종교탐방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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