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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6, 2012

칠레미장원탐방기 10

가끔 한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가보면 외국에서 일하는 한국사람들은 대번에 가무잡잡한 얼굴이 눈에 띈다.
별로 멋부리지 않는 친구들조차도 기본적인 박피, 레이저, 필러, 보톡스 등을 일상 대화의 주제로 삼기를 낯설어 하지 않는다.

칠레살이 만 8년 동안 얼굴은 타고, 점, 잡티로 뒤덮이고... 가끔 한국에 가면 나도 점을 빼고 올까? 하지만 돌아와서 칠레의 땡볕을 감당할 엄두가 좀체로 나지 않아 관두자, 하고 오곤 한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가 "그래도 한국 온 김에 점이라도 빼고 가. 레이저 정도는 괜찮잖아" 하길래 "그래볼까" 하는 유혹에 동네피부과에 갔다. 수년에 걸쳐 (장장 만 8년) 검게 그을린 얼굴을 보고 간호사는 '큰 건'을 잡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머, 점, 잡티.. 상당하시네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만 해도.... 흠.... 총체적 난국이시네요. 선크림 안바르세요?" "발라요. 발라도 제가 사는 곳이 햇볕이 워낙 강해요." "그러면 좀 강한 것으로 바르세요." "네, SPF 50 이상으로 발라요. 발라서 겨우 이 정도에요." "흠.. 이것도 빼야 하고 저것도 빼야 하고.. 뭣도 하시면 좋을텐데....."

아서라 말아라. 난 총체적 난국 상태로 다시 칠레 땡볕으로 돌아왔다.

칠레미장원탐방기 11
칠레미장원탐방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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