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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5, 2011

이웃집 남자 15

-The Sixth Sense 1


(몇 년 전) 한국과 중남미의 드라마를 비교하는 글을 써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칠레)친구들이 독립할 무렵 칠레역사를 다룬 드라마와 콜롬비아 마약/창녀 문제를 다룬 드라마를 추천해주었다. 칠레드라마에 대해서는 칠레친구들이 어찌나 설명을 잘 해주는지 이야기를 들으며 머리에 글의 기초가 그려졌다. (거의 60회가 넘는 드라마를 사흘인가 나흘 동안 유투브로 다 보느라 죽어날 뻔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콜롬비아 드라마를 어쩐다... 언젠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6층에 사는 콜롬비아 이웃여자가 떠올랐다. 콜롬비아 드라마에 대해 이러저런 얘기를 잘 해주었지만 지나치게 이론적이었다. 경비아저씨가 나와 같은 층에 콜롬비아 남자가 산다고 알려주었다. 같은 층에 살아도 마주칠 기회가 없어서 대문에 쪽지를 붙여두었다. 이러쿵 저러쿵 이러쿵 저러쿵....

그 날 저녁 갑자기 누가 벨을 눌렀다. "그"였다. 내가 물어본 드라마에 대해 어찌나 설명을 잘해주던지, (게다가 상황 하나하나를 칠레와 비교까지 해가며), 난  중얼거렸다, "이 남자 멋있다..." "그"는 자기가 마침 그 드라마 DVD를 갖고 있다면서 빌려주었고, 질문은 서로 시간이 맞지 않으니 쪽지로 남겨달라고 했다. 원고가 완성되면 자기한테도 꼭 보여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대문쪽지가 몇 차례 오가고 나는 무사히 원고를 마쳤다. (쪽지에 남긴 설명도 어쩜 그리 명확한지... )

원고를 보내고 우연히 대문 앞 복도에서 "그"와 마주쳤다. "원고 다 썼어?" "응." "언제 나와?" "몇달 있어야 한대." "그래? 그럼 나 꼭 보여줘." "응. 정말 고마워." 그리고 생전 내가 잘 안하던 짓을 했다. "언제 한국음식 먹으러 갈래?" (한국사람은 신세를 지면 밥을 사는게 예의야, 이러면서 말이다)

그 다음날 "그"는 자기 나라로 여름휴가를 가고 그가 돌아오는 1월 말에는 내가 한국에 가게 되어 있었다. "그"가 정확히 몇 월 몇 일에 한국에 갔다가 돌아오는지를 (꼬치꼬치) 물었다. 내가 한국에서 돌아오면 한국음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한국에 갈 때 주로 경유하는 미국행 비행기는 늘 밤에 떠난다. 한국에 가는 날 아침, 나는 집 치우랴 짐 싸랴 아침부터 부산했다. 집을 대충 치우고 쓰레기를 버리러 대문을 여는데, "그"의 집 대문이 동시에 열렸다. "그"가 웬 여자와 함께 집을 나서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 시간에 말이다)

다음 회(이웃집 남자 16)에 계속

이웃집 남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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