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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5, 2013

못난이의 도전 118

매번 한국학관련 책을 낼 때마다 출판비 마련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게 아니었다.
생각해 낸 방법 중 하나가 상징적인 의미로 책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기업 활동과는 큰 관련이 없을지도 모를 학문적인 책이지만, 한국학을 지원해주시는 의미에서 사주십사 몇몇 분께 부탁을 드렸다.

그런데 어느 모임에서 한 분이 지갑에서 미화 2백불을 꺼내주시며, "뭐 어렵다며. 이거 써요." 하셨다. "회사 주소와 기타등등 알려주시면 영수증과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했더니 "거 됐어요. 우리가 그딴 책을 어디다 써. 이제 이걸로 난 할거 다했어요." 하신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책 한 권 한 권을 내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조직한 행사와, 행사를 조직하며 있었던 온갖 일들과, 등등이 떠오르며 "그딴 책"이라는 말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아무 소리 안(못?) 했지만...

그저 감사합니다 해야 했나? 내가 하는 일이 이 정도 대접을 받을 일 밖에 안되었나 싶어 화가 나는건 왜 일까? 내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자만한 적도 없지만, 맨돈 2백불을 받으며 그깟 책 필요없다는 말에 화가 나는건 나의 자만인가? 어려워보여 도와주는 거라면 까짓거 천불어치쯤 사던지 뭐야 쪼잔하게 하고 속으로 욕하고 마는건 나의 건방짐인가? 그러면서도 그 돈을 받은건 나의 치사함인가?

못난이의 도전 119
못난이의 도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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