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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18, 2013

잘 먹고 잘 살기 73

(한국)학생들을 밥을 해먹이다보면 가끔 엉뚱한 녀석들이 있다.
어느 해인가 한 녀석이 누군가 사온 오렌지가 남은 걸 보더니, "교수님 이거 나눠주세요. 어차피 같이 먹으려고 사온 거니까 나눠 주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했다. 이 녀석이 매번 올 때마다 하는 소리였기에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 녀석아, 그럼 어디 다 공평하게 나눠 볼까? 재료비, 수도요금, 전기요금.. 다 나눠봐?'

그러나 문득 떠올랐다. 내가 왜 밥이모 노릇을 자청하는지. 커피값이 없어 사람도 못만나고 차비가 없어 걸어다니던 시절을 지나 내가 누굴 불러 밥이라도 먹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즐거운가 말이다. 그깟 오렌지 좀 나눠줬다고 가계부에 구멍날 것도 아닌 것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좋은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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