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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February 9, 2013

그들의 도전 70

평소에 내 일을 많이 도와주는 (칠레)학생 P는 어느해 논문대회에서 4등을 했다.
자기가 1등을 할테니 두고 보라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듣자 하니 이 녀석이 "내가 교수님 일을 그렇게 많이 도와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1등을 안주고 4등을 줄 수가 있냐"고 울었다고 한다.

논문대회 심사는 나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평균 내서 하는 것인데 이 녀석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는 이 녀석의 좋은 마음을 순수하게 해석했는데, 이 녀석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나를 도와주는 것일까, 머리가 조금 복잡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이 녀석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면 이건 또 무슨 계산이 있는 것인가 싶어 마음이 부담스럽다.

이 녀석이 내 아이라면, 내 조카라면, 아마도 "네 논문의 내용을 다른 아이들 것과 비교부터 해봐."라고 호되게 야단을 쳐주고도 싶었다. "쓸데없는 생각하며 잔머리 굴리지 말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고 야단을 쳐주는게 선생으로서 해야할 일이 아닌가도 싶었다. 그런데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달겨드는 칠레학생들의 성향을 아는데 철없는 학생과 이러저런 말실랑이를 하는 것도 귀찮았다. 좋은 선생은 과연 어떤 선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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