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시강강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성적 처리를 마치고 난 어느 날 한 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가 B+를 받았는데 A로 올려줄 수 없겠냐는 전화였다. 성적처리 기준이 상대평가였던 관계로 "학생을 A로 올려주면 누군가를 B+로 내려야 한다는 얘기인데, 타당한 이유없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죠?" 하자, 이 학생 대답이 가관이었다. "나는 이제껏 과수석을 놓친 적이 없단 말이에요. 이거 B+ 받으면 과수석을 놓쳐요. 그러니까 올려줘요." 급기야는 소리소리 지르며 울기까지 했다. 나중에는 학과 홈피에 자신의 억울함(?)을 올리기까지 하였으나 그 누구의 동의도 얻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칠레학생들도 성적에 대해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성적처리를 마치고 "과목 웹에 성적을 올려놓았으니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은 몇일까지 이야기바람"이라는 메시지를 올리기가 무섭게 한 녀석이 항의메일을 보냈다. "교수님을 직접 만나러 가기 전에 메일부터 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정말 발칙하기 그지 없는 말투였다.
그 녀석의 불만은 페이퍼 요약 점수가 왜 그렇게 형편없게 낮은거냐, 자긴 기한에 맞춰 냈다.. 였기로 조교와 함께 그 녀석의 과제를 다시 점검해보니, 아하, 동료 과제물을 단락별로 베껴낸, 그래서 나와 조교가 검토하다가 빨간 표시를 엄청나게 해 놓은, 바로 그 과제였다. 그리고 주별 과제는 그때그때 검토해서 이미 오래 전에 웹에 성적을 올려 놓았는데, 이 녀석은 학기말이 되어서야 그걸 본거였다.
조교에게 이러저러한 내용으로 메일을 주라고 시키자, 조교가 "좀 비난하는 어조로 써야겠어요. 너무 괘씸해요." 하길래 답해주었다. "흠.. 비난조는 비난조이되 좀 부드럽게!" ㅋㅋ
칠레에는 PUC대학과 가톨릭대학이 있다 19
칠레에는 PUC대학과 가톨릭대학이 있다 17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