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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3, 2011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6

-나는 누구인가


몇 년 전 미국에서 온 초청교수가족을 마중나갔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서로 이메일로만 아는 처지였다) 미국에서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하는 아침 5-7시 사이 비행기는 주로 한국 비행기 연결편이라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그 시간에 도착한다. 그러나 나는 산티아고분위기 나지 않는 일행을 얼른 알아보고 "안녕하세요"했다. 어라? 그런데 날 모른척한다. 할 수 없이 이름을 불렀다. 나중에 들은 말인 즉슨 LA만 하더라도 하도 한국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공항에서 그렇게 난데없는 인사를 던지는 사람들은 주로 택시기사 등 호객군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열린 중남미한글학교 교사 연수회에 강의를 하러 갔더니 어느 연세 지긋하신 분께서 "부모님은 뭐하시나?"하고 물으셨다. 알고보니 교민사회에서는 자식들이 한국사람 만나 결혼하는게 큰 바람 중 하나라 좀 젊어 보인다 싶은 사람이 보이면 호구조사부터 들어간다고 했다.

칠레에서는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대뜸 한인촌에서 옷장사한다고 생각한다. 아예 "가게가 어디에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칠레에 사시는 한국분들은 "어느 교회 나가요?" 그래서 교회 안나간다고 하면 "그럼 한인성당?" 것도 아니라고 하면 "아니 한국사람이 왜 한인성당을 안나가!" 지레 야단도 맞는다.

한국에서는 내가 칠레에 산다고 하면 "어머, 그렇게 자유분방한 곳에 살면.. 나중에 한국 못오시겠어요"한다. 이게 무슨 소리... 칠레가 얼마나 보수적인 사회인데... "어머, 칠레 살면 좋으시겠어요. 남미남자들 멋있잖아요" 아마 내가 남미에 살아서 매일 멋진 남자들이랑 살사 추며 산다고 생각하나보다 한다.

택시호객군도 아니고, 교민사회 며느리감도 못되고, 한인촌에서 장사도 안하고, 한국사람인데 한인성당도 안나가고, 멋진 남자들이랑 살사를 추는 것도 아닌 나는 도대체 무얼 하는 누구인가.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7
일주일 그리고 또 일주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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